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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시작부터 바람만 맞았습니다.

이상윤(나비의꿈) 3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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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5월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시죠? 가정의 달... 5월...


예전에 5월만 되면 저도 모르게 흥얼거리던 노래가 있습니다. 물론 30년전 쯤이지만 말입니다.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5월은 어린이달 우리들 세상...'


부디 이 노랫말처럼 배스들이 열심히 자라나줘서 골드웜네 모든 회원 여러분들께서 런커를 낚아올리시는 기반이 되시길 바랍니다. 물론 저한테도 일생 처음의 런커가 필요하니 말입니다. 흐흐흐


어쨌거나 5월의 시작이면서 휴일인 오늘입니다. 한 달의 시작을 방구석만 파들어가면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전국을 강타한 초강력 황사와 북서쪽에서 몰아치는 사나운 바람 속에서도 아내를 꼬드겨 출조를 감행합니다.


집에서 10km 정도 떨어진 위치에 있는 수로로 말입니다.


아내는 황사가 걱정되는지, 바람 때문에 캐스팅도 어렵겠다고 가고싶지 않은 눈치를 팍팍 보이지만, 딱 한 마디로 아내를 설득합니다.


'우리같은 쌩초보는 비가오나 눈이오나 열심히 물가에서 루어를 캐스팅해야 실력이 느는거야... 기본기를 쌓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나가자고...'


말은 참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제 속으로는 내심 '아~ 이 정도 구라발이면 뭐든 할 수 있겠다' 싶습니다.


캐스팅은 무슨 캐스팅 연습이겠습니까, 손가락 짧은 단지족의 일원으로 인체공학적 한계를 뛰어넘기도 바쁜데 말입니다.


그저 물가에서 비린내나 확인하고 싶은거지요... 어쨌거나 아내를 설득해 점심을 먹자마자 수로로 나가봅니다.


헉!!! 이건 완전히 태풍 수준입니다. 지금까지 초속 6.5m의 북서풍을 뚫고 출조를 감행해 배스 어린이를 유괴한 적도 있지만, 오늘은 심상치 않습니다. 이건 무슨 수로가 아니라 진도 대교 아래의 그 유명한 명랑해협같이 느껴집니다. 바람에 넘실거리는 수로의 물발이 사람잡을 정도입니다.


그래도 줄기차게 캐스팅을 해보면서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보지만, 도통 뭐 어찌할 도리가 없더군요.


캐스팅을 했을 때, 루어가 그리는 포물선이 조금 높아진다 싶으면 여지 없이 루어가 바람따라 나부낍니다. 그나마 사이드 캐스팅이나 플립 캐스팅 비슷한 시쳇말로 뽀록 캐스팅만 그나마 효과가 있습니다.


결국 아내가 먼저 포기하고 기브업을 외칩니다.


그렇게 비참한 마음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내일 날씨를 확인하니 풍향은 그나마 변화가 없어도 내일은 날도 따뜻하고 풍속도 적어지니, 어린이달인지 가정의달인지 어쨌거나 배스가정을 망가뜨리는 가정파괴의 원흉은 내일이나 되어야 되겠습니다.


집에 돌아와 차에서 내리는데 집 앞의 견공들 눈빛이 심상치 않습니다.


애초에 배스낚시를 시작할 때는 웹상에서 그리고 FTV에서 보고 배운 그대로 릴리즈를 하였으나, 외지인보다 지역 현지인들이 주를 이루는 필드에서 게다가 루어인이 적은 환경이다보니, 릴리즈를 하는 제 모습을 보고 동네 어르신들이나 장박 붕어 낚시인들이 놔주려면 잡아먹게 달라는 분들이 많아 이리저리 나눠드리기 시작하였고, 그러다 혹시 이게 애초에 우리나라로 들여오게 된 이유가 국민들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삼고자 한 것이어서 맛이 괜찮을까 싶어 큰 놈 한마리를 장모님께 가져가 혹시 배스 필요하시냐고 여쭤보니 옆에서 이를 보고 계시던 장인께서 집에 가져가 개들 삶아주라고 하시기에 어쩌다 개밥을 만든 것이 배스의 첫 사용 용도였습니다.


그런데 큰 들통에 된장 한 숟가락 퍼넣고 물에 끓인 배스가 제게는 비린내 투성이인 식겁한 음식(?)이었지만 개들은 아주 환장할 별식이었던 듯 싶은 것이 특히 사료 순치가 안되어 저희 내외 애를 먹이는 견공 한 녀석의 식사거리가 아주 쉽게 해결되다 보니, 지금까지 배스를 낚은 것 중에 견공 식사 준비가 필요할 즈음이면 한 두마리씩 집에 가져와 삶기 시작했지요.


이런 이유로 자신들의 별식 준비에 실패(?)한 주인 내외를 가소롭다는 듯 째려보는 견공들 눈치를 살피며, 견공들께서 지려놓은 대소변을 정리하며 청소와 주변 정리 및 환경 미화(?)로 지금껏 시간을 보내다 이제서야 발에 들어오게되었습니다. 흑흑흑


크기변환_P1000402.JPG


위의 사진은 지난 금요일 촬영한 것인데, 제가 최근 재미있게 관찰하고 있는 배스 어린이들 사진입니다.


제게 유괴된 배스들은 우선적으로 속칭 다라이라 불리는 저 빨간 고무통에 입수가 됩니다. 물은 수돗물이 아니라 지하수인데요, 집에 도착했을 때 산소 부족으로 헐떡이는 배스들은 과감하게 주둥이를 잡고 지하수가 출수되는 호스로 물을 마구 퍼부어주면 산소 공급이 좋아져서인지 멀쩡하게 소생이 되더군요.


이렇게 물속에 넣어두면 수온이 조금 낮은 편이어서 신진대사가 떨어지게 되니 산소 소모도 적어져 대물이 아닌 이상 며칠은 충분히 건강하게(?) 유지가 됩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막 잡아온 배스는 위 사진의 아랫쪽 두 마리처럼 검은색(그래서 블랙이라는 수식어가 붙겠죠)에 가까운 진한 색상을 띄지만, 하루 이상 경과하면 맨 위의 배스처럼 채색이 노란색에 가까운 연두빛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배스 특유의 비린내(흔히 어떤 분들은 배스냄새라고 하시더군요)도 사라져서 제가 낚시를 하는 곳의 어르신들 말씀대로 해감이 되는 듯 싶습니다. 이렇게 해서 배스를 끓이면 역한 냄새가 없이 흔히 접하는 매운탕 냄새가 납니다.


어류들 흔히 보호색을 갖기 때문에, 주변 환경에 채색 변화가 이루어진다고 알고 있지만, 정작 제가 이렇게 경험하니 마냥 신기하다고 할 수 있더군요.


일전에 아내가 저의 낚시 시작을 지켜보며, 다시 서울로 돌아갔을 때, 집 안에 수조를 놓고 배스를 키워보겠다는 말이나, SUV 차량을 구입하게 되면 그 안에 로드 거치대를 설치하겠다는 이야기 등등에 기겁을 했었는데, 요즘은 함께 낚시를 다니면서 로드 거치가 번거로워진 때문인지 거치대가 왜 필요한지 알겠다는 둥, 일전에는 비가 와서 낚시를 못 가니까 낚시대를 들고 저 빨간 다라 앞에서 낚시를 할까 싶다는 소리까지 하더군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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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나게 살아가시네요. 행복해 보이십니다. 배스.. 5짜 이상 잡으면 집으로 가끔 가져와 튀김을 해먹었던 기억이..

요즘은 5짜를 잡지 못해 튀김은 물 건너간 뭐 그런 시절입니다. 개들이 호강을 하는군요~!!

 

11.05.01.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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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아이들이나 여성조사님들의 출조를 권할만한 좋은 날씨가 많은 달입니다.

그런데 오늘의 경우는 황사+태풍바람 모드라서 무조건 집에서 쉬시게 하는게 맞았을거 같은데요.

날씨가 험할땐 공주머슴님처럼 튼튼한사람들만 낚시해야되는 날입니다.

11.05.02.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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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황사와 함께 엄청난???바람이 강타했는데도...나가시다니 대단하십니다..

5월달은 대체로 바람이 적고 따뜻한 날씨가 이어질듯 하니...이제곳 런커를 보실겁니다..

11.05.0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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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열받으면  얼굴이 붉어지듯이 배스도   그런가 보내요.

 

11.05.0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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